2004년 순천시 매곡동의 한 주택가에 전해지던 석탑 부재 안에서 발견된 사리갖춤입니다. 기와집 모양의 불감佛龕과 아미타여래, 관음보살. 지장보살의 삼존불로 구성되어 있으며, 불상 안에는 발원문發願文과 수정구슬, 얇은 은판 등의 사리가 모셔져 있었습니다. 발원문에는 성화成化 4년(세조 14년)에 승려와 불자 등 280여명이 극락왕생을 바라며 불상을 만든 배경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래 아미타여래는 관음과 세지보살을 협시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고려 말부터 조선 초에 걸쳐 세지보살을 대신하여 지장보살이 등장하였습니다. 특히 여기에 보이는 지장보살은 고려 후기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스타일을 따라 두건을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장식이 없던 두건에도 조선시대에 들어와 점점 장식이 더해지기 시작합니다. 가늘고 긴 몸체, 큼직한 육계, 그리고 화려한 연화대좌 등, 중국 원대 불상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지만 정제된 제작 기법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불상이며, 제작 시기와 지역 또한 분명하여 조선 초기 불교조각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입니다.